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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라오 
Subject  
   白蓮彈 사연
설마 설마 하다가 죄다 빼앗겼다
청록의 젊음도 빼앗기고
낡아진 갈빛마저 털리어,
몸을 떨며 빌었다
내려만 가는 기온 조금만 온기를 더 달라고
더해만 가는 부끄러움 어떻게든 덮어 달라고
통사정을 하며 울고 불고 매달렸는데,
애절한 갈망은 헛되어지고
팔 벌려 울부짖는 기도는 보람도 없이
혹한의 계절을 발가벗겨진채 살아야 했다
얼음 속에 묻힌 발을 비벼 삶을 구했다
설움은 뼛속 깊이 응어리져
겨울눈(雪)을 먹고 마시며 이를 앙다물었다
오직 살아야겠기에 삭풍을 맞받으며 모질게 견디었다
마음의 날을 세워 복수를 꿈꾸게 하고
설움과 한의 응어리가
저도 모르게 가지 끝마다 탄환을 만들었다
탄피엔 부드러운 솜털로 위장하고 몸을 불렸다
긴긴 기다림의 끝
두 계절이 산마루에서 씨름하는 날
아무 기척도 없이
하나씩 둘씩 총구를 열고 북녘을 향해 무성총을 쏘았다
난사에 한 계절이 쓰러지는지
피 도는 산 거죽은 가려움에 붉어지고 녹색의 만세 소리 퍼진다
들판은 묵은 상처 고름 쏟으며 허옇게 새살 돋는다
한 맺힌 화염은 하얗게 꽃으로 멎는다
얼음장은 총탄에 깨어져
풀어진 개울물 자유 찾아 먼 이주를 떠난다
아무도 못 죽이는 천사표 사격은 이렇게
계절을 환하게 불붙이고
막힌 곳 뚫어 통하게 하는 것이다
고난을 견디어 아름다운 한 시절 활력을 붓고
별천지의 새날들을 열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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