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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용주(2017-07-05 09:35:00, Hit : 165
 발열發熱

발열發熱
             배용주


연거푸 같은 꿈을 꾸었다

벌건 산불이 휩쓸고 간 솔숲은 거뭇했고
숲길은 어둡고 캄캄해서
밤마다 눈을 감고 걷다 보면
몸에서는 뜨겁게 열꽃이 피었다
어머니는 연기 속을 걸어 나와
누나에게 붕어빵 머리를
내겐 몸통을 떼어주었다
어머니는 손톱만 한 꼬리를 오물거리며
맛나다 징하게 맛나다 하셨다
머리 잘린 붕어빵의 눈에서
앙금 같은 눈물이 뚝뚝 흘렀다
떨어진 눈물에서 모락모락 김이 올랐다

하루살이가 캄캄해서 눈을 감았다

남들은 내게 갱년기라 했다
괜히 혼자 걷고 싶고
창가에 앉아 차를 마시고
첼로 소리에 젖어 종일 봄을 그리며
연푸른 나뭇잎을 바라보고 싶었다
밤이면 열이 올라
잠옷도 벗은 채로 이불을 걷어차고
러닝셔츠를 가슴까지 올리고서야 잠이 들었다

아들은 밤 열 시가 넘어
왼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었다
산불에 대인 듯 가슴이 뜨거워졌다

세상살이가 미안해서 열이 올랐다



전성재 (2017-07-06 15:09:37)  
- ㅎ 배 시인님 무척 오랜 만입니다 이젠 동면에서 탈출 기지개켜시는거지요? 반갑습니다 한문연을 위한 발열 필요 합니다
아자 화이팅! 간만에 배시인님 옥고 접하니 좋답니다.
배용주 (2017-07-07 09:36:48)  
더는 아프지 않고 분주하지 않고 좀더 넓은 시야를 유지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반경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마철 건강조심하세요.
박가월 (2017-07-30 15:19:18)  
오랜만에 올려주셨습니다
몸퉁 다 잘라주고 어머니는 항상 쥐꼬치만치 맛을 보지요^^
배용주 (2017-08-09 16:21:02)  
그러게요. 그래도 어머니는 그게 행복이라합니다. 거짓말처럼요.
송종근 (2017-08-21 12:32:53)  
여름내내 발열하다 보낸거 같습니다
더운데 더 발열내는 음식 그리고 발열나는 변화없는 생활
아무래도 하루빨리 열을 식히는 묘안이 았어야 할거 같습니다
현재의 똑같은 우리의 모습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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