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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가월(2017-03-01 19:04:56, Hit :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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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날


장날

    박가월

어머니는 장날에 장에 가면 국화빵을 사오셨다 필요한 살림살이는 못살망정 자식들이 마음에 걸려 국화빵을 샀다
장날에 닭 한 마리 붙들거나 쌀 한 말 이고 장에 가면 어머니는 자식들이 좋아하는 국화빵집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으셨단다 어머니가 장에 가는 날이면 누나와 형이 막내아들인 나를 시켜 어머니 마음을 움직였다 동리 밖 나루터까지 쫓아나가 어머니를 졸라대면 󰡔알았다, 집에 가서 언니들하고 놀아라.󰡕하고 십 오리나 되는 장으로 돌아선다 순간 나는 집으로 달려와 호들갑을 떤다
그 순간부터 벌써 오기를 눈이 빠져라 기다린다
―「꿈속에서도 잊지 못할 국화빵을 생각하면서」―
올 때가 되어 안 오면 나루터까지 나가 서산마루에 걸린 석양의 노을을 바라보며 해가 질까 초조하게 기다렸다
강 건너 어머니 모습이 나타나면 반가워 󰡔엄마!󰡕하고 손을 흔들면 󰡔왜 나왔어 배고플 텐데, 밥 먹고 집에 있지?󰡕 자식의 마음을 헤아려 안쓰러워서 하는 말이지만 어머니도 내심 기다린다는 것이 기쁘고 반가웠으리라 만나서 손잡고 석연夕煙을 바라보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웃음이 가득한 행복한 길이었다
어머니가 국화빵을 사오지 않은 날이면 실망하여 뾰로통해서 뒤쳐져 걷는 나에게 주먹만 한 왕사탕을 살며시 내 손에 쥐어주며 󰡔다음에 꼭 사다주마!󰡕 나를 달랬다 이 사탕 맛도 좋은지라 금방 봄눈 녹듯 풀어졌고 약속해 두었다는 사실이 더한 기쁨이었다
어린 시절 귀한 먹거리였던 추억의 국화빵이지만 나의 성장만큼이나 변해버린 장날이다.



전성재 (2017-03-08 13:51:01)  
- 어린 날의 보석 같은 추억 다시 느껴볼순 없겠지요?
박종미 (2017-03-29 10:38:34)  
아------ 가슴 찡한 이야기.
그래도 마음속엔 고스란히 남아 있는 추억이기에 이렇게 그려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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