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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가월(2017-01-28 22:15:57, Hit :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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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누라가 최고야

내 마누라가 최고야

    박가월

박봉살림에 쪼개 사는 것을 보면
애처롭고 이쁜 날이 더 많다가도
내 잘 못만 가지고 바가지를 긁을 땐
못마땅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얼굴이 그 얼굴이지만
여느 때는 여우같은 마누라
때에 따라선 사나운 호랑이 같다
사랑해 정겨울 땐 집안이 활기차고
아이들도 발랄한 얼굴이다
일순간 부부싸움이 시작되면
애들은 기가 꺾여 의욕이 없고 산만하다
어른은 어른대로 벌레 씹은 인상
싸우다 말면 타격이 없는데
열 받쳐 싸우다 보면
연애시절부터 사는 지금까지
약점이란 약점은 다 들춰내고
부모형제는 어떻고…! 심지어는
보지도 못한 조상들까지 욕을 먹인다
급기야 갈 때까지 다가
험악한 못할 말까지 나오고
그렇게 퍼붓고 되받다가 집을 뛰쳐나와
………안 들어가야지………
영영 남이 되고 싶다가도
묘한 감정의 끄나풀이 얽어 있기에
싸움이 끝나고 마음이 가라앉으면
붙어산다, 또 싸우면서ㅡㅡ
달라붙어 아양을 부리고
남편을 추겨 세우면 언제 싸웠느냐는 듯,
눈 쌓이듯 살갑고 봄비 내리듯
포근하여 살얼음 녹듯 풀어진다
반복되어 싸잡아 가는 세월
밉든 곱든 어쩔 수 없는 내 마누라
미운정 고운정 다 들고 일거수일투족 다 아니
기분 나쁜 일이 있어 집에 와서 화를 내면
‘저 인간 바깥에서 또 무슨 일이…’
눈치채고 말없이 받아준다
잘나고 예쁜 여자가 무슨 소용 있으랴?
내가 화낸다고 받아 주리오
내가 투정한다고 받아 주리오
그런 여잔 앙탈이나 부리고 면박이나 주지!
잘나도 내 마누라 못나도 내 마누라
내 마누라가 최고야.


1994.2.15.



자작나무숲 (2017-01-31 14:08:37)  
"험악하고",,"눈치채고" 로 고쳐주세요
남들보면 안되요..^^

둘이 똑 같으니까 그니까 같이 사는거야
그찮음 못 살지..ㅋㅋ
박가월 (2017-01-31 21:36:09)  
ㅎ 오자를 잡아주셨네요
20년 넘은 것을 막 쓰다보니....
검토를 한번 해도 못 잡았습니다
감사합니다....잡아주셔서요 ㅎㅎ
전성재 (2017-02-02 09:00:30)  
- 마님을 많이 사랑하시는 모습이 역력 합니다
그래도 최고 이지요? 사랑하세요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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